좋은 시

오늘처럼 함박눈이 내리면

任演(임연) 2010. 12. 28. 18:15

메일 하단에 있는 "표시하기" 를 꼭 클릭하세요!



오늘처럼 함박눈이 내리는 날이면
        - 국화꽃님에게 드리는 헌시/김 칠 문 - 오늘 같이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이면 어린 시절처럼 눈 신명에 지펴보고 싶다 친한 벗들과 어울려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찢어지게 가난했던 저의 집을 하얀 떡가루로 덮어주고 세상 모든 더러움과 차별을 다 덮어주는 하늘이 내려주는 그 순백의 은혜에 취하여 종일 눈길을 걷고 싶다 함박눈 쏟아지는 이 아침 국민학교 학예회 때 백설 공주로 분장한 소녀 오랫동안 가슴조이며 그리워했던 그 소녀 같은 사람 내 인생에 처음 만난 여자친구 처음으로 만난 연인 같은 사람 그 사람과 호수공원의 눈길을 단둘이 거닐고 싶다 어제 이메일로 나에게 부끄러움도 없이 옷고름을 풀고 속살을 들어낸 그 순백의 영혼 앞에 온갖 고난과 아픔과 슬픔을 통해 더 아름답게 피어나는 忍冬草같이 이 한겨울을 이기고 활짝 피어난 국화꽃 향기를 향하여 나는 한 마리 나비되어 날아가고 싶다 이 겨울 내 감나무 가지에 남겨둔 빨간 연시 하나 가지고 오늘 이렇게 함빡 눈 내리는 날 그 옛날의 소년 소녀로 다시 돌아가 함께 호수공원을 거닐며 눈사람을 만들며 그와 함께 "겨울동화" 같은 추억하나 만들고 싶다 - 월간순수문학 2008.12월호에 발표-

08.1.11./ 호수공원의 눈길을 홀로 걸으며



  첨부이미지

♬배경음악:대중가요/눈이 내리네♬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양은 어느 마을도 비켜가지 않는다  (0) 2011.01.16
새해 아침에 드리는 기도  (0) 2010.12.31
윤동주 서시  (0) 2010.09.28
세계 최대 무대 공연  (0) 2010.09.07
가을이 물드는 하늘가에  (0) 2010.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