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좋은글

연필의 삶

任演(임연) 2007. 12. 27. 04:43

 

연필의 삶!            임 현숙

 

당신이 나를 손에 들었을때

나는 나를 어떻게 쓰실지 궁금 했어요

 

이윽고 당신이 나를 손에 꼭 쥐고

흰 종이위에 당신의 마음을 쓸때

나는 나 자신이 참 자랑 스러웠어요

 

그러나 당신이 내 걸음으로 멈추게 하고

내 몸을 뾰족하게 깍으실 때에는

떨어져 나간 내 몸의 부스러기를

아까워 하고 한없이 울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나를 깍으신 이유를

당신이 마지막으로 찍으신

마침표를 보고서야 알았답니다.

 

당신은 나를 들어 사용하시기를 기뻐하사

당신의 깊은 뜻을 펼치 셨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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