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95세 어른의 수기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나는 실력을 인정 받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5세 때 당당한 은퇴를 할수 있었죠.
그런 내가 30년 후인 95살 생일 때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 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나는 퇴직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
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없이 죽기만 기다렸습니다.
덧없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30년의 세월은 지금 내 나이 95세로 보면...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입니다.
붉은 해 서산에 떨어지니
울부짖던 산새 간 곳 없어라.
화사한 꽃잎 마져 향기 사라지니
인생도 이와 같이 떨어지는 것을...
처마 밑 낙수물 소리
듣다 보니 고운 살결 패어지네.
청청한 호수가 무리지은 백로들
덧 없는 세월 미운양 힘없는 날개짓 흔들고
무심한 밤하늘에 기러기들
만경창파에 홀로 선 돗단배라
높이 뜬 달마저 웃음 잃은 혼백이고
백년 인생여로 잠깐 이었구나
꿈같은 세월 백발이 되어가니
찬 바람에 갈대 울어대고
무너지는 삭풍마저 불어
허망한 세월이 어느덧 황혼이어라...
아~가슴이 시려 오는 것을 어찌하랴.
~이 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