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서✿
신년 초 닷새날!
일어반 클래스메이트 네명이 만났다.
지난해 수업은 끝났지만 만나서 식사라도 함께 하자며
약속한날...
대한이 소한집에 놀려 갔다 얼어 죽었다는 하루 앞날!
제법 차거운 날씨지만 인사동 거리의 이곳 저곳을 구경하면서
새로운 한국의 풍경들을 접해본다.
언제나 붐비는 인파속엔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차지한다.
추억을 만들며 걷는 연인들 사이로 실버의 친구 네명이서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걷는 팔순을 넘긴 친구!
그래도 마음만은소년 소녀처럼 들떠있다.
실타래과자도 사먹고, 전통 찾집에서 전통차를 마시면서
얼었던 몸과 맘을 녹여본다.
주로 건물들의 계단을 많이 올라가야 차 한잔이라도
마시는 찾집이 실버들에겐 부담스럽다.
칼국수 한그릇에 추위를 녹이며 점심을 먹고 다시금
낙원상가의 한쪽 실버영화관에서 전쟁영화인 “두 여인”을 감상하다.
독일군에게 쫒기며 전쟁중에 피난하면서 겪는 두 모녀의 비극적인
영화가 가슴을 에이게 한다.
일제 강점기의 우리 정신대 할머니들의
생각이 가슴에 맺히면서 어쩜 전쟁중에 제일 비극적인 사건은
여인들의 수난이다.
굶주린 이리떼처럼 달려드는 추한 욕망의 짐승들!
다시는 비극적인 전쟁이 지구상에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지금도 곳곳엔 전쟁으로 많은 인명이 살상되고 있으니 마음이
안타깝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 처절하게 죽어 가는 생명들...
착잡한 마음을 안고 영화관을 나오다.
어둠이 깔리는 인사동을 뒤로하고 지하철로 화정동에 와서
뜨거운 동태탕으로 저녁을 먹고 아쉬운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하며 돌아섰다.
또 건강한 몸으로 만나길 기약하면서... 2016년 1월 5일 화요일